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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수집가 - 트리아스 데 베스

 

 

4

 

 

"오르가즘이 일종의 죽음이라면 어쩌면 죽음은 범우주적인 쾌락일것이다"

 

 요즈음들어 스페인 소설가들에게 깊은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과 트리아스 데 베스에게 경의를.....

이 책의 모티브를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가져왔다는데  테너 루트비히 슈노어 폰 카를스펠트는

실존인물이었으며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트리스탄 역으로 마지막 무대를 마친 뒤 류머티즘으로 돌연 사망했다고 한다.

그가 죽은 후 그의 아내가 실성해서 마법과 악마술에 빠져들었고 나중에는 죽은 남편이 꿈에 나타나서 작곡가 바그너와 결혼하라

고 말했다고 해서 바그너를 당혹스럽게 했다는 비화도 있다고 한다.

학교다닐 때 공부도 못한 것이 점수는 어지간히 따진다면 아이러니겠지만 바람의 그림자에 별점 5점, 소리 수집가에 별점4점 준다.

그의 죄는 인간이라는 것, 바로 그것, 인간이라는 죄의 씨앗. 트리아스 데 베스는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라

나는 단정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파리넬리의 카스트라토,오페라 유령, 향수의 그루누이, 피리부는 사나이,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오갔던 소설이나 영화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책을 읽는 동안 슈베르트,모차르트 베토벤,바그너의 음악이 흐른다는 사실.

 

 테너 루트비히 슈노어 폰 카를스펠트 그는 싸이렌이며 향수의 그루누이였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무한한 악보를, 한 번도 자각해

보지 못한 악보를 해석하는 소리를 가진 사내, 오페라 가수가 그 곡을 완벽하게 부를 수 있다면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릴지

도 모른다는 <음악에 바치는 송가>를 소화하는 루트비히 .완벽한 사랑의 소리자, 모든 소리를 제압하는 사랑의 음향이었다.

그러나  트리스탄의 후예는 세상사람들과 달리 정액에 사랑의 음향을 품고 있고 그 소리를 듣는 이에게 흥분을 유발시켜 트리스탄

과 이졸데가 서로 절망적인 사랑을 했듯이 사랑하고 완벽한 사랑은 죽음의 상태가 아니면 존재 할 수 없다. 반드시 상대가 죽어버리는

저주의 액체 , 사랑의 묘약이 그의 정낭 속에 있다.  그러니까 그의 정낭 속엔 두 개의 힘, 즉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한꺼번에 소유하고

있고 자신마져도 묘약의 힘을 제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단 한 번만이라도 육체를 탐하면 그 사랑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그러나 루트비히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다.

 

                                         죄는 인간이라는 것, 바로 그것, 인간이라는 죄의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