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세요.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당신의 마음에 상처를 줄지도 모르니..." - Dylan Horrocks
이 만화를 보고 울었다.
어린시절 내게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내 잠재의식 속 어딘가에 쑤셔박혀 있다가 누군가가 뒷통수를 치듯 그 일이 튀어나온다.
영문도 모르게 우울하다든가, 사는것이 힘들 때 곰곰히 파고 들어가보면 그 첫 상실감이 내 삶을 구속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럴수록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은 그 친구가 그리워진다.
여섯살이나 다섯살이었을 것이다.
그애의 집 , 정비공장의 카바이트에 담배꽁초 불이 붙어서 그애가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
늘 소꼽장난에서 신랑이었으며 색종이 트리를 만들어 같이살던 내 어린 시절의 단짝
노르웨이의 만화가 제이슨의 헤이, 웨잇은 우화라는 형태로 내게 지난 기억을 슬며시 들이밀었다.
절친한 친구가 죽어버리고 난후에 갖게되는 생의 첫 자괴감과 상실은
유년시절을 지나 성년이 되어서 까지 끌고 다녔다. 나에게 있어 첫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생각한다.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은 완전히 변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반박도 분노도 표출할 수 없는 어린애가 가져야하는 상실감이란.
만화에 대한 나의 편견은 참 많이 달라져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지 않고도, 길게 늘어드리지 않고도 기억하고, 상처를 쓰다 듬을 수 있는 이 만화가
고맙고 슬프다.
단짝 친구 욘Jon과 비욘Bjorn의 꿈같은 생활과 비욘의 죽음, 그리고 어른이 된 욘의 헤이 훼잇은 흑백의 화면은
한 동안 막막하게 나를 끌고 다닐 것이다.
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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