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이 남자에게 반했다.
1950년 7월 2일에 일어났던 *로쿠온지[鹿苑寺] 방화사건을 바탕으로 "금각사"라고 하는 작품을 완성한 미사마 유키오의 섬세한 글 솜씨에 반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방화사건의 범인인 하야시 쇼켄은 실제로 금각사의 도제였다. 미시마 유키오는 하야시가 말더듬이라는 점과 , 범행 동기 중에서 "아름다운 금각에 대한 질투"라고 진술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미조구치라는 주인공을 창조했다. 미조구치는 어려서부터 말더듬이였다. 학교에서는 절의 아이라는 사실까지 포함해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에게 있어서 '미'는 자신과 외따른 곳에 있는 존재였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서는 점차 그의 미적 가치관 속에 금각이 자리를 잡는다.
미조구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금각을 본다. 그리고는 실망을 금치 못한다. 금각은 아름답지 않았다. 미의 기준이었던 금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서 여전히 금각을 미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가 성장하며 불가피하게 현실과 마찰을 일으킬 때, 금각은 항상 그곳에 있어 그를 현실에서 벗어나도록 만들었다. 그는 금각을 견딜 수 없이 사랑했다. 그러나 그만큼 그는 금각을 증오했다. 그는 마지막에 가서 현실을 택했으며 미와 작별을 고한다.
" 말이 아마도 이 상황을 구제할 수 잇는 유일한 수단이리라고, 여느 때처럼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 특유의 오해이다. 행동이 필요한 때에, 언제나 나는 말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내 입에서 나는 말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을 스다가 행동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나에게 행동이라는 휘황찬란한 존재가, 언제나 휘황찬란한 말을 동반하고 있으리라고 여겨졌던 것이다."
"증인만 없다면, 지상에서 수치는 근절되라. 타인은 모두 증인이다. 그러나 타인이 없으면 수치라는 것도 생기지 않는다."
"...... 사건이란 우리들 기억 속의 어느 지점에서인가 실추하고 만다."
" 몽상에 의하여 성장한 것이 일단 현실의 수정을 거쳐, 오히려 몽상을 자극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 끊임없이 내 얼굴의 한쪽에만 퍼붓는 그 엄청난 빛, 눈부신 그 모멸......"
"나를 태워 죽일 불이 금각도 태워 없애 버리라는 생각은, 나를 거의 도취시켰다. 똑같은 재앙, 똑같은 불의 불길한 운명 아래에서, 금가과 내가 사는 세계는 동일한 차원에 속하게 되었다. 나의 연약하고 보기 흉한 육체와 마찬가지로, 금각은 단단하면서도 불타기쉬운 탄소의 육체를 지니고 있었다"
" 어린애 같은 떼거리는 쓰지마" 하고 가시와기는 비웃었다. "나는 너에게 일러 주고 싶었다구, 이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인식이라고, 알겠냐, 다른 것들은 무엇 하나 세계를 바꾸지 못해. 인식만이 세계를 불변인 채로, 그대로의 상태에서 변모시키지, 인식의 눈으로 보면 세계는 영구히 불변이고, 또한 영구히 변모한다구,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너는 말하겠지, 하지만 이 삶을 견디기 위해서, 인간은 인식을 무기로 삼게 되었다고 할 수 있지. 동물에게는 그런건 필요없어. 동물에게는 삶을 견딘다는 의식 다위는 없으니까, 인식은 견디기 힘든 삶이 그대로 인간의 뮈가 된 거지만, 그러면서도 견디기 힘든 것이 조금도 경감되지 않아 그것뿐이야"
" 삶을 견디는 다른 방법이 잇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니?"
"아니 나머지는 광기나 죽음이지."
"과거는 우리들을 과거 족으로만 잡아당기는 것은 아니다. 과거 기억의 여기저기에는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강철로된 용수철이 있ㅇ더서, 그것에 현재의 우들이 손을 대면, 용수철은 곧바로 늘어나 우리들을 미래 쪽으로 퉁겨 버리는 것이다."
미조구치가 말더듬이인 것은. 언어능력에 자애를 지녔기 대문에 인식의 세계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결국은 행위자로서 인생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에 반해 안짱다리인 가시와기는 보행이 불편한 관계로, 결코, 행위자가 될 수는 없는, 필연적인 인식자임을 상징한다.
'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 나이 50 -마르깃 쇤베르거 (0) | 2009.05.14 |
---|---|
혀 - 조경란,주이란 (0) | 2009.05.10 |
독서의 기술 - 모티머.j 애들러 (0) | 2009.05.05 |
문학과 만난 영화 - 오영미 (0) | 2009.04.30 |
뱀에게 피어싱 - 가네하라 히토미 (0) | 2009.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