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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욕망의 모색

앗 철얼음 얼다 - 고형렬


 

 

남자 하나 붙잡아 두지 못하고

여자 하나 기다리게 하지 못하고

 

너무나 많은 말을 하고 돌아온 날 밤 혀는 낧아 버린다

 

십이지장 밑 어두운 장 속에서 자책하며

돌은 앓아 눕는다, 허기지 추위를 앓는 시간,

얼음은, 물은 정신을 잃고 얼어붙는다

 

-첫 얼음은 늘 내심장을 붙잡고 밀치는 힘!

어리석음과 욕망의 끝

 

몸이 빠져나간 빈 코트가 걸려있는

황량한 정신의 가지에 새는 없다, 얼음의 뿌리가
다시 나뭇결 속으로 뻗쳐 올라가지만,

 

불타 버린 영혼만이 물에 잎의 지문을 찍는다,

길이 바닥에 엎드린, 먼지 덮힌 첫 얼음, 사랑의 비애

사랑의 비애는 삶의 창상

 

모두가 아침 실루엣을 옷 해 입고 뛰어갔다, 낙엽과

알 수 없는 암실 속 이촉으로

 

그러나 저 박빙을, 초빙(初氷)을 누가 깨뜨리는 가

얼음이 어떻게 처음 창상으로 얼었는지 기억 못 한채,

 

첫 얼음 속엔

모든 첫사랑의 폐허, 해토 그 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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