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틈으로 당당히 걸어오는
햇빛으로 달구었어!
가장 타당한 말씀으로 벼리고요.
신라의 허황한 힘보다야 날카롭고
井邑詞의 몇구절보다는 덜 애절한
너그럽기는 무등산 허리에 버금가고
위력은
세계지리부토쯤은 한칼이지요.
흐르는 피 앞에서는 묵묵하고
숨겨진 영양 앞에서는 날쌔지요.
비장하는 데 신경을 안세워도 돼,
늘 본관의 심장 가까이 있고
늘 제군의 심장 가까이 있되
밝게만 밝게만 번뜩이면 돼요
그의 적은
육법전서에 대부분 누워 있고……아니요 아니요
유형무형의 전부요.
식칼論 2
허약한 詩人의 턱밑에다가
뼉따귀와 살도 없이 혼도 없이
너희가 뱉는 천 마디의 말들을
단 한방울의 눈물로 쓰러뜨리고
앞질러 당당히 걷는 내 얼굴은
굳센 짝사랑으로 얼룩져 있고
미움으로도 얼룩져 있고.
버려진 골목 어귀
허술하게 놓인 휴지의 귀퉁이에서나
맥없이 우는 세월이나 딛고서
파리똥이나 쑤시고 자르는,
너희의 녹슨 여러 칼을
꺾어 버리며, 내 단 한 칼은
후회함이 없을 앞선 심장 안에서
말을 갈고 자르고
그것의 땀도 갈고 자르며
늘 뜬눈으로 있다
그 날카로움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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