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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 - 마르틴 카파로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밀려가며 들여다 본 "모나리자"
뭐 이래? 엄청 날 줄 알았는데 까막눈인 내가 보기에 너무나  적은 액자의 그 심오한 미소가 대댠해 보이지 않아 실망하면서도 세계의 명작이라는 이유로 뭐가 그렇게 유명한가고 액자 속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다 다음 사람도 좀 보자며 밀어제친 미국인에게 밀련난 일이 생각나서 씁쓸했던 기억으로 사들은 "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마르틴 카파로스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에서 30여년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일한 기자 출신 작가. 모나리자 도난사건의 주범과 인터뷰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 그는 사건을 소설로 엮게 된다.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인지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허구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가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는 것은 진짜 같은 가짜의 경계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는데,여기에서 그의 수상소감을 생각하고 지나가게된다.
 
" 인간은 평생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위조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진실을 숨기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과 예술의 본질, 진실과 거짓을 되묻는 소설.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 는1911년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배후 인물로 알려진 남자, '발피에르노'후안 마리아는 지주의 대저택에 하녀로 일하는 뚱뚱한 엄마와 함께 아버지가 없고 가난하지만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자신이 훔친 목걸이를 어머니에게 뒤집어 씌워서 주인집에서 쫓겨나 떠돌다가 카톨릭 학교에 입학해 미술을 배우게 된다. 그 후 후안 마리아는 명화 위조화가 쇼드롱을 알게 되고 그와 함께 위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와의 만남을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세상이 끊임없이 돌고 돌아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만나지 못한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살 수도 있고, 얼굴도 마주치지 않고 거리에서 그저 스쳐 지나갈수도 있었을 것이다. 혹은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음식을 마주앉아 먹었을 수도 있다. "

쇼드롱의 도움을 받으며 마리아는 귀족 '발피에르노 후작'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류사회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명화 위작을 팔아 생계를 연명하던 발피에르노는 발레리라는 창녀를 통해 페루자라는 인물을 소개받고 모나리자를 훔친다. 그러나 그는 진품을 갖기 위함이 아니라 복제화 6점을 진품인양 팔기위해 1911년 8월 22일 페루자와 다른 두 공범을 이용해 루브르에 잠입해 모나리자를 훔친다. 
그러나 발피에르노의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페루자는 2년이 지나도록 그림을  침대 밑에 모나리자를 숨기고 살다가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을 찾아가 그림을 조국에 돌려주려고 훔쳤노라고 자백한다.
모나리자가 나타나자 이 사건은 한 이탈리아 남자가 조국을 사랑해서 벌인 영웅적인 사건으로 맺어지고 감동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탄원으로 페루자는 몇 개월의 짧은 복역으로 풀려난다.
이 사건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갈 무렵 찰스 베커라는 미국인 신문 기자에게 그는 ‘모나리자’의 진범이 자신이었노라고 나타나고 자신의 사후에 공개할 것을 조건으로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전모를 이야기한다.
생존 여부를 매년 8월 편지로 알려오던 발피에르노는 13년이 흐른 뒤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편지를 끝으로 세상을 떠난다. 발피에르노가 죽은 후, 기자직을 그만둔 베커는 전 재산을 털어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면서 드디어 한 대담한 인물의 일대기를 완성.
 
이 소설은 발피에르노의 사기와 위조의 세계를 통하여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는 위조화가 쇼드롱은 신문기자 베커에게 자신이 다빈치나 대화가(大畵家)들보다 훨씬 위대하다고 주장한다.
 
“어떤 이에게는 본능이었던 것이 다른 이에게는 예술인 셈이오. 우리가 말하는 예술이 이런 게 아니라면 무엇이겠소”라며 “인간도 예술도 영원한 것은 없으며, 그것을 영원히 연장하기 위해서는 모방에 모방을 거듭해 시간을 연장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위조하는 이의 비애는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 또 작품 뒤에 자신은 철저히 숨어 있어야 하고, 그 작품이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면 받을수록 자부심은 드러낼 수 없으며 뼈아픈 외로움만 맛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발피에르노 역시 기상천외한 범죄를 위조해 자신만의 예술작품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야 함을 불공평해야며 하는 말.
 
"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영광은 잠시만 부듯하지만 영원히 묻혀버리기를 바라는 인간은 결코 없다. 어느 순간,
거울이 필요할 때가 다가온다. 사람들이 나라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 그가 말한다. 그는 목구명에 이런 칼날은 담은 채 지난 세월을 살아온 것이다."
 
"내가 죽으면 누가 따라 죽을 것인가? 로사리오의 흙거리을 걸어가던자?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마리아니타를 좋아하던 사람? 수공예품으로 예술을 만든 자, 자신을 싫어했고 남과 달랐던 자? 말라카에서 아편을 피웠던 적이 결코 없었던 자? 친아버지의 얼굴도 본 적이 결코 없었고, 신부에게 온몸을 빼앗겼던자? 다른 죄수에게 엉덩이를 내밀었어야 했던 자? 그를 한번도 좋아하지 않았던 여인들을 사랑한 자? 보나글리아? 후안 마리아? 페로네? 에두아르도? 내일 새롭게 태어날 예정인자?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못 견뎌 하는 자?
전부 죽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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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덤 ******
 
                                "가장 힘든 걸작, 그것은 바로 인생"
 
                                "자신의 과거는 현재의 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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