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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욕망의 모색

해명 - 김경미

 

 

 

의사의 처방은 항상 속을 따뜻이 하라는 것이다

전기담요를 먹을까요
달걀 비린내 나는 뜨건 백열등이라도 먹을까요
장미무늬 양초와 끓어넘치는 주전자를 함께 먹거나
홧홧한 박하나 겨자를 얹으면 좀더 빠를 까요
손 닿지 않는 그 안을 어찌 뜨겁게 달굴까요

차라리 개미를 믿지, 개미 지나간 길의 온기를 믿지
사람이건 꽃이건 비단견직물처럼 매끄러워
미덥지 않았다

책상이나 서랍만이 더러 눈물 보여주었다

저녁 불빛들로 들판의 겨울 한낮들 덥혀질 때마다

실은 얼마나 따뜻하고 싶었는지
끝내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