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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 박완서

 

봉선화 꽃씨 한 봉지를 독자에게 보내며 삶을 무사히 다해간다며 안도감으로 쓴 책.

호미를,

고개를 살짝 비튼 것 같은 유려한 선과, 팔과 손아귀의 힘을 낭비없이 날 끝으로 모으는

기능의 완벽한 조화는 단순하면서 여성적이라고 예찬한 7자를 달고도 여전히 섬세한 눈과

귀와 손을 가진 우리의 멋진 할머니, 우리의 멋진 어머니, 그리고 여자.......

그렇게 살고싶다. 그렇게 늙고 싶다. 그렇게 , 그렇게 인생을 김매고 싶다.

 

"다들 멈춰선다.

 한 번도 멈춰 선 적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바쁜 사람들이 여기저기 멈춰 서 있다.

생전 처음 멈춰 서보는 것처럼 스스로 어색해하면서도 행복하게 멈춰선다.

나는 멈춰 섬을 멈추고 한발 물러나 내남직없이 바쁜 척이라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멈춰섰다 움직였다 하는 걸 본다. 나의 멈춰 섰던 시간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순간도 그리움이 되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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