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z simo 2009. 11. 30. 08:07

 

 nudge는 "(특히 팔굼치로) 슬쩍 옆구리를 찌르기"라는 뜻이다.

어떤 행동을 사람들에게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되, 어느 특정한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쉽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넛지를 사용하는 예를 무수히 많이 들고 있는데, 그 첫번째로 나오는 것이 학생식당에서 메뉴를 진열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급식 메뉴 자체에는 변화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음식의 배열이나 진열위치만 바꾸는 것으로 학생들의 음식선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하는 실험에서, 결국 음식을 재배열하는 것만으로 특정 음식의 소비량을 25%씩이나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수퍼마켓의 상품을 진열하는 기업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교육자들도 이러한 넛지의 방법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더 많이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실 어려운 내용의 책이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 뒤의 내용이 현재의 한국인이 느끼는 문제와는 좀 동떨어진, 미국의 사회보장제도와 경제문제에 대한 대책으로서 넛지를 사용하는 예를 계속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장기기증이나 결혼제도에 대한 것까지 넛지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큰 틀에서 보자면 넛지의 방안을 활용할 곳은 우리 주위에 매우 많다.
굳이 넛지란 용어를 쓰지 않았을뿐이지 그동안 우리가 "유도한다"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하던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넛지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은 이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콘은 이 책에서 사용한 개념으로, 모든 일에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이상적인 인간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이콘은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으므로 예금을 인출하여 대출을 갚는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여유자금이 생겼을때 대출은 그대로 두고, 예금을 계속한다. 그 이유는? "귀찮아서"가 첫번째 이유이고, 대출을 갚아버리면 남은 예금이 얼마 없으므로 불안하게 되거나 또다시 대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심리적인 이유이다.
즉, 보통 사람들은 모든 조건을 매번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넛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넛지를 가장 쉽게 구현한 형태는 "디폴트값"이다. 흔히 "최초 설정값"이라고 번역되는 이것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할때면 많은 사람들이 경험 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설치의 각 단계마다 나오는 지시문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서도 "엔터"키만 연속으로 누르면 소프트웨어가 설치된다. 이것이 바로 디폴트로 적절한 값을 지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부정적인 예를 든다면, 이런 것이다. 이사를 가서 TV유선방송을 신청했는데, 안내원이 유선방송을 설치해 드릴 수도 있지만 케이블TV를 3개월 동안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줄테니 3개월간 무료로 시청해보고 원치 않으면 해지하라고 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공짜"라는 유혹에 넘어가서 3개월동안 케이블TV를 시청한다. 그리고 3개월째되는 날 전화를 해서 케이블TV를 해지하는 사람은 "이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짜를 잊어버려서 해지를 못하거나, 시청하다보니 케이블TV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나, 매달 얼마 안되는 돈인데 해지하고 다시 유선방송으로 바꿔달라고 하기가 귀찮거나해서 케이블TV를 해지하지 않고 계속시청하게 된다. 즉, 3개월뒤에 해지하겠다는 의사표시(옵트아웃)를 하지 않으면 계속 시청하겠다는 의사표시이라는 것을 "디폴트"로 지정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디까지나 다중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넛지를 이용하고 디폴트값을 설정하는 방안을 여러분야에 걸쳐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 주위에 [넛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이다. 공공분야에서 [넛지]를 이용하는 것은 간접적이나마 정부의 독주 내지는 "독재"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어렵지 않나 한다.

그래도 굳이 하려고 든다면 뭘 못하겠냐마는.......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기술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운 힘, 넛지의 시대가 왔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구매 의사를 묻는 것만으로 구매율을 35%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작은 그릇에 먹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찰칵' 소리가 나는 이유는? 높은 금연율 뉴스가 더 많은 금연을 유발하는 이유는?

행동경제학을 경제학계에 널리 알린 경제학자와 법률정책자인 두 저자는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힘을 '넛지'라 부르며 새롭게 정의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옆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단지 팔꿈치로 툭 치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책은 개인투자에서부터 자녀교육, 식생활, 자신이 옹호하는 신념에 이르기까지,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수시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인간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가 갖가지 편견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을 연구해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다양한 예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양장본]

Key Point!
이 책에서 저자들은 '넛지'의 새로운 정의를 통해 '선택 설계학'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개인이 사회에 최선이 되는 결정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할 수 있음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측면에서의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용어 뜻풀이 - '넛지'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