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 독살사건 - 이덕일
조선의 국왕 중 독살설에 휘말린 인물은 소현세자와 사도세자를 포함, 예종까지 무려 10명이다.
이 책은 세자를 제외하고 8명의 임금의 독살설을 가지고 역사의 의미까지 생각해 보자는 작가의 깊은 뜻이 있다. 왕들이 독살설에 휘말렸다는 것은 조선이 비정상적인 정치 체제였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며 또한 27명의 임금 중 무려 8명의 임금이 독살설에 휘말렸다는 것은 조선이란 정치체제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12대 인종에서부터 518년간 존속했던 조선의 마지막 왕 26대 고종까지 실록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독살당했다고 의혹을 산 왕들을 논픽션으로 담았다.
왕이 왕이 아니고 권력으로 물고 무는 꼭두각시로 변하는 시대적 배경, 조선의 신하는 임금의 신하기보다는 소속 당의 당인 신하들이었다. 왕조국가인 조선 국왕은 이론상 절대권이 었을 뿐 신하들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는 존재였다. 조선의 국왕은 무조건적인 숭배나 충성의 대상이 아니라 조건부 충성의 대상일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왕의 자리를 두고 아버지와 아들, 형제와 형제, 장인과 사위, 피를 나눠가진 한 식구가 원수로 죽이고, 죽이려하는 비정상적인 왕조국가의 피비린내로 얼룩진 조선의 왕권은 실상은 당쟁이 격화되면서 사대부들이 임금의 명령이 아니라 당론을 따르므로 치열해지면서 왕이 독살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이질 증세의 인종이 문정왕후가 내놓은 다과를 먹고 독살되었다는 야사에서부터 서울을 버리고 북으로 도망간 임금, 명나라로 도망가려다 압록강 가에서 멈춘 치욕의 군주 선조가 중풍으로 누워 있을때 인목왕후가 준 찹쌀밥으로 독살, 종실 진원군 이세완의 아내라고 목격담의 출처까지 적혀 있는 소현세자, 어의 이형익의 독살설의 소현세자는 인조때 청에 볼모로 잡혀간 10년이란 세월동안 천주교 선교사 아담 샬을 만나 국제정세와 사상 그리고 문물을 받아들여체화 시켰다. 그런 소현세자가 귀국 두 달만에 학질로 병석에 누워야 했다. 성리학이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조선에 새로운 정치를 펴갔다면 .......광해군은 대외적으로는 명과 후금에 대해 중립외교를 펼쳤으며 명ㆍ청 교체기의 실리외교를 하였다면, 종기때문에 신가귀의 산침으로 독살된 효종, 대비전에서나온 게장과 생감을먹고 죽은 경종, 세상을 떠나는 날삼각산도 울었다는 정조의 승하, 참으로 어이없이.
고종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 수 있다.그는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정치력을 을 지닌 군주였다는 것이다. 고종이라고 하면 치마폭에 휩싸인 무능한 군주라는 생각은 이 책은 단번에 고쳐준다.고종의 독살설은 조선을 구하기위해 고종이 중국으로의 망명을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왕으로 산다는 것은, 아니 궁궐이라는 곳이 높은 곳만은 아님이 틀림없다.
가장 아까운 왕은 역시 소현세자와 정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