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타자의 시선
[스크랩] [영화보다 더한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퀴이담 (Quidam)
Chez simo
2007. 2. 27. 11:48

태양의서커스 - 퀴이담 (Quidam)
추석 다음날이었던가. 나는 거의 명절 폐인이 되어 연이틀을 보냈다. 아니, 보냈다기 보다는 가까스로 살아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피곤한 몸은 솜처럼 가닥가닥 풀어져 나는 거의 해파리 냉채처럼 퍼들어진 포즈로 하루 또 하루를 살아냈다.
고약한 나의 잠버릇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머리칼을 보라. 세수를 하지도 않은 얼굴꼬락서니, 그것은 또 어떤가. 그야말로 '인간이 어디까지 나태하고 지저분해질 수 있는가'라는 논제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학자마냥 나는 끈기있게 초지일관 나태와 게으름을 실행했다.
창세기 초 조물주가 직립인간으로 인류를 빚은 이 엄청난 과오를 200% 비난하며, 최소한의 움직임이 수반되어야 할 순간조차 무릎걸음으로 밍기적-- 아, 나는 꼬리뼈가 없어요. 식물인간처럼 누워서 음악만 줄창 들었다. 지겨운 명절음식을 꺼내 간단히 허기를 면하고 또 드러눕기를 반복. 약먹은 병아리처럼 겔겔대다가 우연히 TV전원을 켰다.
이건 또 뭔가. 브라운관 가득 움직이는 몸! '태양의 서커스-퀴이담' 공연 실황이다. 1984년 캐나다의 퀘백주에서 처음 결성된 '태양의 서커스'는 사람의 몸을 최대한 이용한 서커스에 음악과 춤, 체조를 결합시킨 독특한 스타일로 세계적인 서커스 경연대회를 휩쓴 환상적인 서커스 공연단이라고 한다.
추석특집으로 EBS에서 소개된 <태양의 서커스>의 '퀴이담'이라는 작품은 태양의 서커스의 작품 중에서 최고의 정수를 보여주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작품이다. 음악과 연기의 우울한 결합, 분장과 무대장치에서의 마법적인 요소와 함께 추상적인 서술구조와 역동적인 연기로 탄성을 자아낸다. 이것이 서커스란다!!!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때 '태양의 서커스'의 하이라이트를 발췌하여 소개하는 것을 보고 하 절묘하여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기어이 다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지금까지 [퀴이담]에 사로잡혀 있는데 DVD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가격은 오만 오천원 정도라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꼭 구입해야겠다.곧 우리나라에서도 공연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니 더 반가운 일. 그날이 언제일지 기다려진다. 결론은 그걸 보고 한마디로 몸이 확 깨더라는 이야기!

퀴이담 소개
"퀴이담(Quidam)"은 이름없는 행인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파생한 말로 익명의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독립성과 고독을 상징한다. 가족에게도 소외된 소녀, 조에는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 "퀴이담"을 만나게 되고, 그 세계에 있는 존과 프리츠를 만나 친구가 된다. "퀴이담"은 소녀가 이들과 더불어 경험하는 비일상적이고 신비로운 세계를 서커스 공연으로 표현하고 있다.
‘태양의 서커스’는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단체로 체조, 무용, 연극, 음악 등을 총망라한 극적인 서커스를 보여주고 있다. 1984년 창단된 이래 130여개의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쳤으며 에미상, Drama Desk, Ace, Felix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퀴이담>은 이들의 아홉 번째 작품이며, 이 공연에는 10여개국 출신의 배우 52명이 출연했다. ‘퀴이담’은 이름없는 행인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익명성의 세계 속에서도 존재하는 개인의 독립성을 상징한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 틀에 박힌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 소녀 ‘조에’. 어느 날 조에 앞에 얼굴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가 남기고 간 모자를 쓰는 순간 ‘조에’ 앞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태양의 서커스’ 무대는 우리가 흔히 서커스라고 하면 떠올리는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이들의 공연은 한마디로 무용,춤,체조,음악,연극,마임 등이 한데 어우러진 크로스오버(장르간 혼합)를 표방한다. 서커스 고유의 진기한 묘기가 있는가 하면,웬만한 뮤지컬 뺨치는 정교한 춤과 노래가 있고, 문학적 은유와 시적 운율, 철학을 지니고 있다.
‘태양의 서커스’를 탄생시킨 캐나다는 서커스를 국가의 전략 상품으로 개발, 서커스 교육이 주정부 차원에서 지원되고 있다. 캐나다에는 북미 유일의 3년제 서커스 전문학교가 있다. 1981년 창립된 ‘캐나다 국립 서커스 학교’는 1995년부터는 퀘벡주 교육부가 인정한 학위도 수여하고 있다. 중국, 프랑스 같은 기예 중심의 서커스 강국과 구별되는 캐나다 서커스의 특징으로는 극적이며 환상적인 요소들의 결합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 비해 국제적인 문화상품이 적었던 캐나다는 서커스 육성을 통해 문화강국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방송과 케이블TV 다큐채널인 Q채널에서 이들의 공연을 소개한 적이 있다. ‘태양의 서커스’에는 ‘퀴이담’ 외에도 ‘알레그리아(Alegria)’ ‘살탕방코(Saltimbanco)’ ‘저니 오브 맨(Journey of Man)’‘드래리온(Drarion)’ 등의 작품이 DVD로 나와 있는데, 저마다 차별화된 주제와 환상적인 무대로 인기가 높다.

공연 내용
♠ 바퀴 돌리기 (출연:크리스 라슈아) : 지름 2미터짜리 두 개의 후프로 만들어진 철제 바퀴 안에서 중력의 작용을 뛰어넘는 신체의 묘기가 펼쳐진다.
♠ 디아볼로스 (출연:디 우,슈에 자오, 신 자오, 시 키 유안) : 중국 어린이들이 오래 전부터 가지고 놀던 요요를 서커스 예술로 끌어올렸다. 네 명의 어린이들이 막대와 줄만으로 실패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1995년 파리에서 열린 "드맹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 붉은 비단과 여인 (출연:이사벨 샤세) :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비단천은 줄도 되고 옷도 되면서 여인의 내면에 잠재된 욕망과 탈출 그리고 귀환을 표현한다. 중력의 힘을 거부하며 연출하는 아슬아슬한 몸의 뒤틀림이 인체의 신비를 보여준다. -저 유명한, 저 죽이는, Let me fall 노래와 함께 공연되어지는 이사벨 샤세의 이것에 나는 특히 별 다섯개를 서슴없이 던져주고 싶다!!!-
♠ 추억의 줄넘기 (출연:콘스탄틴 베스체트니, 르네 비보, 셰인 코트라이트 외) : 줄넘기와 고무줄 놀이는 세계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즐기는 놀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단순한 줄넘기를 서커스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 하늘의 후프 (출연:쥬느비에브 베세트,마리-이브 베송, 마리-미셀 파베르) : 수중발레의 묘기를 공중에서 펼치는 듯한 작품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태양의 서커스]단이 구상한 기발한 천장 장치는 공중에 매달린 후프를 이용해 몸을 비틀고 돌면서 보여주는 앙상블을 가능케 한다.
♠ 광대들의 놀이 (출연:필리프 아줄레, 알랭 카토네, 기 파네켕) : 노랑,빨강,하양 세가지 색깔로 나오는 "맥클로마" 광대 트리오는 시적이면서도 아이디어와 유머가 넘치는 구성으로 막간극의 재미를 한껏 보여준다.
♠ 지구에 거꾸로 서기 (출연:올가 피히엔코) : 바로 서 있기도 쉽지 않은 휘청거리는 받침대 위에서 거의 한 손만으로 물구나무를 서며 느릿하게 보여주는 다양한 포즈는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이 불가능한 인체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스페인풍 공중 밧줄타기 (출연:미레유 고예트, 니콜 리쿼리시, 나탈리아 페스토바 네오미 타밀리오,셰인 코트라이트) : 무적함대를 자랑하던 해상왕국 스페인의 베에 걸려있던 밧줄을 이용한 작품, 동아줄은 다섯 연기자의 허리와 발목에 감기고 풀리면서 위험천만한 묘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 조각상 (출연:리차드 젝스먼, 카르미타 로라도르) : 고도의 집중력과 감수성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두 배우의 몸짓이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중력의 법칙을 최대한 이용한 두 사람의 강인하고도 유연한 신체가 만들어내는 형태는 그 어떤 아름다운 조각상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 구름 타고 넘기 (출연:파티마 잉그리드 헤드먼) : 줄 위에서 맨 몸으로 이뤄내는 열연이 압권인 작품.
♠ 방퀸느 (출연:콘스탄틴 베스체트니 외) : 인간 피라미드 쌓기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중세시대부터 내려오던 전통적인 서커스였다. 태양의 서커스는 15명의 슬라브족 단원들로 놀라운 장면을 만들어냈고 1999년 몬테카를로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황금광 대상을 수상했다.
출처 : [영화보다 더한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퀴이담 (Quidam)
글쓴이 : 보보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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