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메밀꽃 필 무렵
Chez simo
2006. 9. 9. 22:43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게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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