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욕망의 모색

기억의 자리 -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수 있는건
          뒷모습뿐.
          눈부신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 뿐일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수 있는 .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며
          수많은 내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 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위로 떨어져 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03-klein_horn_hardart_1228957187114.jpg
          0.02MB

          '詩, 욕망의 모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 체 게바라 (Che Guevara)  (0) 2008.06.28
          뒤늦은 편지 - 유하  (0) 2008.06.19
          구두 - 송찬호  (0) 2008.05.19
          5월 - 장석남  (0) 2008.04.08
          시계 - 한승원  (0) 2008.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