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남지 않은 한 해의 시각, 기차를 타려고하고 있었다.
물론 주말이라는 이유로 더 빠른 시간대를 잡으려는,
늦었다는 조바심이 선택한.
며칠 째 혹한이다가 훅하니 풀린 바람이 불안한 시간을 신선하게도 하고........
우~얼마만에 타보는 기차이던가?
역 가판대에 많은 종류의 신문과 베스트셀러까지 갖춘 책들,
기차를 탄다고 핸드백에 책을 넣었지만 눈길이 가서 멈추었더니
웃는 모습이 좋은 옆에 사람이 말한다. 한 권 골라보라고.
에쿠니 가오리라는 이름때문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를 집어들었다.
뭐 마음이 급해 몇장 읽다 말다하다 목적지 착.
그러다 단숨에 읽어버린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는
갈래머리 여학생이던 시절을 바로 관통해버린다.
그 시절, 숨막히게 간절해서 허우적거리던 규정지을 수없는 형태의 감정들이 추억이라는 먼지로 살아 날 법한.
자신만의 아프고, 특별한 시절 그러나 지금은 기억도 아련해서 생각도 나지않은 순간들의 메모리 칩!
치기어린 삶의 열정이라든가 어른들은 죽어도 모를 것 같이 아프고, 아파서 죽을 것 같았던 감정들
이성과 감정을 억제하고 지금에서야, 소설을 보고서야 마주 할 수 있는 낯설고 어설픈 순간들.
에쿠니 가오리 얼굴도 이쁜 것이 글도 잘쓰고.
"모두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모두 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따돌릴 때 외에는"
사탕는 독약, 지금은 그저 수첩에다 달아놓을 뿐이지만.
파란 사탕은 가벼운 독, 가벼운 벌을 주기 위한 것이니까 아마도 미미한 두통과 구역질 정도.
검정 사탕은 독한 독, 죽음에 이르는 독이다. 지금까지 사탕일기를 쓰면서 몇 명이나 독살했는지 모른다.
한 명을 몇 번이나 죽인 적도 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안이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때 나도 동생하고 같이 죽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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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죽은 후에 다시 산다.
그 말이 나의 뇌리에 또렷하게 각인되었다. 일단 파괴한다는 것, 나 자신은 물론 주위까지.
하지만 동시에 나는 알아버렸다. 파괴하면 돌아갈 장소가 없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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